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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랑노래에 길들여 졌는가 - 패닉, 정류장 본문

음악

왜 사랑노래에 길들여 졌는가 - 패닉, 정류장

@Jay 2006. 1. 25. 23:23



사랑이란 것을 경험해보기 훨씬전 어린시절,
사랑보다 먼저 접했던건, 사랑을 노래하는 노래들이었다.
처음 가요를 접하고 관심을 가질 무렵에 가졌던 의문점은
왜 모든 가요의 가사들은 사랑타령인것인가 - 였었다.
어째서 그들은 한목소리를 내는거지?


보통은 이별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거기에 동반한 분노와 절망에 관한 가사
아, 어찌하여 나를 두고 가시나요,
나는 어쩌란 말인가요,
이 많은 추억들은 어떻하나요,
거나,

혹은 사랑의 달콤함과 아름다운에 대한 찬사
세상이 아름답게 보여요,
이대로 세상이 멈추기를,
이거나,

표현방법이 어찌 되었건 간에
다수의 노래의 주제는 사랑이었다.



어떻게 보면,
수많은 사람의 감정중에 보편적이고,
대중적으로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켜 마음을 움직이기 좋은 감정이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거다.

그렇지만 난 왜 그리 이상해 보였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나도 사랑의 단맛과 쓴맛을 알게 된 후에도,
(물론 그 과정속에선 사랑노래에 공감을 느낀 시간도 있었지만)
진부한 사랑노래들은 내 귀에 잘 들려오지 않았고,

결국 솔직하고 자유분방하며 다양성이 있는 인디쪽에 귀를 기울이게 됐는지도 모른다.



언제부터 기다렸는지 알수도 없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그댈 봤을때,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댈 안고서
그냥 눈물만 흘러, 자꾸 눈물이 흘러
이대로 영원히 있을수만 있다면
오, 그대여.
그대여서 고마워요.

- 패닉, 정류장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만 같은 절망감을 안고,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정류장에 발을 동동구르며 날마중나온 그대를 보며,
얼마나 자신이 바보 같았고 어리석었는지를,
그리고 그대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깨달았음을 고백 하는 노래이다.

사랑 노래에 흔히 등장하는, "그대" 라는 인칭대명사는 참으로 오묘하다.
그대는 그가 될 수도 있고, 그녀가 될 수도 있으며,
노래를 듣고 있는 불특정 다수의 당신들이 될 수도 있다.
젊음 그대, 잠깨어오라, 미소속에 비친 그대,
그리고 말할 필요도 없는 요즘 노래의 가사속에서 "그대"를 발견하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영어로 하면 어떤 단어가 어울릴까?)


해석하는 관점을 달리해서 바라보면,
정말 다른 노래가 된다.

그저 짠-한 사랑노래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어디선가 이적씨가 말씀하시길
여기서 그대는 연인이 아닌,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거라고 !!



참으로, 대단하고 멋있는 반전이 아닐수 없다 :)
이래서 그의 가사나, 글이나, 책을 좋아하지 않을수가 없다. 히히


이적의 미니홈피 프로필 란에서 봤던 문구가 생각난다.


잠자지 않을 땐 깨어있고 싶은 사람.
12 Comments
  • The Gray 2006.01.25 23:48 그 인터뷰를 오지은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들었죠 저도 사랑노래에 너무 익숙해져있었나 봅니다.
    처음 가사를 봤을때는 연인에 대한 노래인 줄 알았는데. 그 인터뷰를 보고 감동받았었죠.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가사라니요...
  • jay 2006.01.26 17:43 저는 직접 들은건 아니고, 어디선가 봤던거 같아요.
    왠지 느낌에 이적씨는 효자일듯 싶어요- 후
  • GONS 2006.01.26 11:10 패닉 음반 아직도 못 들어본 ;; 다들 저 정류장 노래 최고로 꼽긴 하던데 ;;
  • jay 2006.01.26 17:44 음, 그나저나 JP 때문에 더 이상의 활동이 없다는데,
    팬으로써 좀 아쉽네요. 음반 좋아요. 꼭 들어보세요! :)
  • ipuris 2006.02.03 00:21 저도 음반 샀는데,
    참 명곡들이란 생각이에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 jay 2006.02.03 13:04 네- 그렇죠
    근데 왠지 패닉으로의
    마지막 앨범이 될것만 같은 예감이 스윽;
  • 뷰티풀몬스터 2009.03.16 22:38 아, 저렇게 멋진 가사 속에 또한번의 저런 반전이 있는 줄 몰랐어요. 아, 이적님 역시...날 실망시키지 않는군요..JAY님의 멋진 글도 굉장히 공감이 많이 되구요...이적님의 책 보셨나봐요, 저도 매우 재밌게 읽었는데.ㅎ
  • @Jay 2009.03.27 14:06 신고 결국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 같지만요.
    책은 재밌게 잘 읽었답니다. 이적 머릿속은 참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는 것 같아요-
    링크 및 소개 감사해요 뷰티풀몬스터님 :)
  • Navi. 2009.03.25 09:26 어머니라니, 정말 반전이네요 ..~

    문득 생각나는 이적씨 어머님에 관한 일화 하나..

    어머님이 청소를 그다지 신경 안쓰셨대요. 근데 그 이유가..
    청소를 안하고 지내다 보면 어느쯤엔가 방모퉁이에 먼지들이 동그랗게 모이는데 그것만 살짝 치우면 청소 끝나지 않냐라시며 청소 자주 안하는 이유를 설명하셨다네요

    아주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ㅎㅎ
  • @Jay 2009.03.27 14:10 신고 아, 저도 그 얘길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요.
    이적 어머니가 여성학자 박혜란씨이시지요. 요즘은 오히려 이적어머니로 더 알려지신다고 하네요 흐-
  • 그대여서 고마워요 2011.11.30 19:00 버스커버스커 덕분에 이 노래를 알게되서 매일 듣고있는중이예요. 그대가 연인일까 부모님일까 너무 궁금했는대 부모님이었군요..어떻게 생각하며 듣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나봐요. 고맙습니다.
  • 그대여서 고마워요 2011.11.30 19:02 버스커버스커 덕분에 이 노래를 알게되서 매일 듣고있는중이예요. 그대가 연인일까 부모님일까 너무 궁금했는대 부모님이었군요..어떻게 생각하며 듣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나봐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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